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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극/영화

지젤 3D 관람후기





메가박스 서울 센트럴점에서 마린스키 발레단의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젤 공연 실황 필름을 상영중이다.

지젤 역에는 나탈리야 오시포바, 알브레히트 역으로는 레오니드 사라파노프가 등장했다.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힐라리온으로 등장한 무용수는 일리야 쿠츠네초프. 

발레 '지젤'을 처음 본 이후부터 마음에 품었던 의구심은, 순진한 시골처녀를 농락하다 비참하게 만든 알브레히트가 왜 멋있게 묘사되는지, 반면 힘있는 왕족에 맞서 자신의 우직한 사랑을 지키려 했을 뿐인 힐라리온은 왜 희생되어야 했는지였다. 작품은 비록 지젤과 알브레히트의 아름다운 사랑(??)을 묘사하고 있지만 나는 언제나 조용히 힐라리온의 편이 된다.


국립발레단에서 자주 다루어온 작품이고 금년 여름에는 미국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에서 내한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발레단에 따라 안무 및 극중 인물의 성격 묘사가 차이를 나타내곤 한다. 오늘 관람한 마린스키 버전의 '지젤'에서는 스토리의 흐름을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관객의 여흥을 돋우려고 만들어진 1막의 군무 몇 가지를 생략한 결과 보통 120분짜리인 무대가 90분 분량이 되었다. 중간휴식 없이 1,2막을 연속으로 지켜봐야 하는 영화관의 관람조건을 감안하면 적당한 런닝타임이었다고 생각된다. 


무대의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3D효과를 사용했는데 일반상영관보다 전용상영관에서 보여주었다면 더 웅장한 느낌이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고가의 표를 구입하지 못하는 다수의 관객은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공연을 보게 되어 세세한 안무나 배우의 표정을 볼 수 없다. 저렴한 티켓값에 어느 좌석에 앉아도 똑같이 생생한 무대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은 영화의 장점인 것 같다. 평일에 상영하는 관계로 관객이 많지 않았지만 발레, 오페라도 언젠가 대중화되면 오늘 본 지젤3D같은 작품이 휴일 황금시간대에 극장에 걸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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