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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극/영화

겨울왕국




"겨울왕국"은 올 겨울 선물같이 찾아온 영화였다. 이미 상영기간은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다. 헤어지는 날이 정해진 연인과 만남을 가지듯 마지막 상영일에 꼭 한 번 더 보려고 한다.

'눈의 여왕' 설화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와 성장의 아픔, 사랑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새로운 느낌의 스토리로 다시 써냈다. 어른이 되기 위해 거치는 일들, 다가감과 받아들여짐의 문제, 오해와 상처 주고받기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모든 것들의 답일 수 있는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진실이란 쉽고 간단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잊고 있었지만 소중한 진실에 대한 동화적 은유로 넘치는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었다.

이 영화 속 OST는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주제를 드러내주는 훌륭한 곡들이다.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Let it go 

영화 초반은 안나가 부르는 앞서의 두 곡이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거나 마찬가지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나 얼음으로 변하게 하는 능력을 가진 언니는 사람의 눈을 피해 방에 숨어 지내고, 동생 안나는 혼자 외롭게 남겨진다. 이 노래는 눈 오는 날 언니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던 추억을 떠올리며 엘사에게 찾아가 함께 놀자고 청하는 내용 

               

                                                                                                                                                    

 

성인이 된 언니 엘사가 왕국의 여왕을 승계하는 대관식 날, 오랫동안 닫혔던 성문이 드디어 단 하루 열린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로움을 벗어던질 수 있게 된 안나. 자신을 외면해 온 언니에게 상처받고 애정에 목마른 그녀는 진정한 사랑과 끌림을 구분하지 못해 그 날 처음 만난 이웃 나라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실수를.. 



대관식 축하 사절 앞에서 동생과 말다툼을 벌이다 드디어 무시무시한 마법을 사람들 앞에서 들킨 엘사는 모두를 등진 채 산으로 달아난다. 눈치봐야 할 누구도 없는 산 속에서 처음으로 자유를 맛보는 그녀가 온 힘을 다해 부르는 노래



마법을 지니고 있다는 비밀을 감추려 사람들 앞에서 늘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중압감 속에서 살아가는 언니 엘사에 많이 공감되었다.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모범생으로 산 적 있는 사람들이나 가정, 사회에서 역할에 충실하느라 자신을 억누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았을지. 그래서 궁전에서 뛰쳐나와 홀로 산에서 외치는 let it go에서는 해방감이 느껴진다.



사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새로운 대답이 인상깊었다. 언니를 내리치려는 검을 온몸으로 막아서는 안나의 모습이 내게는 이 영화의 모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로맨틱한 남녀간 사랑이든 형제자매간 사랑이든 사랑의 본질은 희생이라는 깨달음




감동에 나이가 어디 있나? 겨울왕국 중독의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