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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카드를 하나 만들려다

어머니가 병원에 자주 가야 하기에 그 비용도 보통이 아니다 싶어 혼자 조용히 고민하다가 의료비 할인 신용카드를 만들기로 했다. 곧 인터넷으로 검색하자 카드 몇 종류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뭐랄까, 빛좋은 개살구라고 해야 하나, 혜택을 받기 위해선 전월사용금액이 한도이상이어야 한다는 것들 뿐이다. 얼마 안되는 할인을 받으려고 한 달에 30만원씩 써댈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왕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한 참에 다른 카드도 살펴본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통신비 할인 카드가 서비스를 중단한다기에 다른 것을 알아볼 생각. 그러나 이 또한 마찬가지. 단서처럼 붙는 전월사용금액이 걸림돌.

이쯤이면 카드사 욕이 나올 법하다. 미끼에 지나지 않는 할인혜택을 내세워 일단 발급을 받으면 연회비는 무조건 빠져나가는데다가 카드를 갖고 있으면 아무래도 지출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카드사로선 당연한 처사, 뭐라 할 것 없다는 생각에 이른다. 그들도 돈을 벌기 위해 카드를 발급하는 것인데 할인혜택 남발하면 남좋은 일만 하는 것 아닌가.

카드로 알뜰소비를 하겠다는 것이 알고보면 자가당착인 것을. 현명한 경제생활이란 게 원래 별 게 있느냐 말이다. 열심히 벌어 아껴쓰는 것이 전부인 것을 두고 공연히 복잡하게 머리굴리고 있었으니 당연히 답이 없다.

그래서 결국 카드는 안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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