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손님이 하나 더 늘었다. 머루랑 비슷하게 생겨서 한동안 몰라봤는데 어느 날 우연히 눈이 마주쳤을 때 분명히 알았다. 새로운 녀석이 찾아온 것이다. 먼저 자리잡은 고양이들에게 해가 될까 싶은 마음에 몇 번 쫓다가 결국 그만두었다. 그 놈도 오죽하면 다른 고양이가 먹다 남긴 걸 먹으려고 찾아오겠는가 싶어서였다.
그 고양이가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눈빛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래도 어렵게 찾아낸 밥을 두고 갈 수가 없었는지 나름 머리를 굴리는 듯 했다. 인간이 곧 떠날 테니 그냥 밥을 먹을지 혹시 위험한 놈일 지 모르니 밥을 버리고 달아날지를 두고. 내가 슬쩍 자리를 피해 주었다. 나중에 가 보았더니 말끔히 먹어치웠다.
경계심이 많은 녀석이라 사람들 눈에 쉽게 들키지는 않을 것 같다. 적당한 두려움을 지닌 고양이가 오래 산다. 내가 자두를 걱정하는 것도 어릴 때부터 밥을 먹이며 돌본 탓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을까봐서다.
사뿐사뿐 소리나지 않게 돌아다니고 사람이 보이면 얼른 숨는 고양이들과 친해지다보니 나도 그들과 성격이 비슷해져가고 있는 것 같다. 이웃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듣지 않게 고양이밥을 주려면 유난히 조심성이 많아야 한다. 배고픈 고통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매한가지.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간은 일상적인 배고픔에서 벗어났지만 길짐승들은 먹을거리를 찾아내느냐 못 찾아내느냐에 따라 생사가 나뉘는 삶을 살아간다. 고양이 사료를 사는 데 드는 돈이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살며 쓴 돈 가운데 가장 가치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고양이들에게 밥을 내놓는 것은 그들을 위함이기도 하면서 무의미한 일로 가득한 인생에서 작으나마 보람을 찾아보려는 나의 노력이기도 한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각에 고양이들이 늘 밥 먹던 곳에 숨어 내 발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기에 지금 살고 있는 장소는 여러가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제 새로 알게 된 검은 태비 고양이 한 마리가 밥손님 명단에 추가되었다. 언제까지 찾아올지는 고양이 맘에 달렸다. 나는 단지 찾아오는 녀석들이 허기를 달래도록 배려할 뿐이다.
그 고양이가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눈빛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래도 어렵게 찾아낸 밥을 두고 갈 수가 없었는지 나름 머리를 굴리는 듯 했다. 인간이 곧 떠날 테니 그냥 밥을 먹을지 혹시 위험한 놈일 지 모르니 밥을 버리고 달아날지를 두고. 내가 슬쩍 자리를 피해 주었다. 나중에 가 보았더니 말끔히 먹어치웠다.
경계심이 많은 녀석이라 사람들 눈에 쉽게 들키지는 않을 것 같다. 적당한 두려움을 지닌 고양이가 오래 산다. 내가 자두를 걱정하는 것도 어릴 때부터 밥을 먹이며 돌본 탓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을까봐서다.
사뿐사뿐 소리나지 않게 돌아다니고 사람이 보이면 얼른 숨는 고양이들과 친해지다보니 나도 그들과 성격이 비슷해져가고 있는 것 같다. 이웃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듣지 않게 고양이밥을 주려면 유난히 조심성이 많아야 한다. 배고픈 고통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매한가지.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간은 일상적인 배고픔에서 벗어났지만 길짐승들은 먹을거리를 찾아내느냐 못 찾아내느냐에 따라 생사가 나뉘는 삶을 살아간다. 고양이 사료를 사는 데 드는 돈이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살며 쓴 돈 가운데 가장 가치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고양이들에게 밥을 내놓는 것은 그들을 위함이기도 하면서 무의미한 일로 가득한 인생에서 작으나마 보람을 찾아보려는 나의 노력이기도 한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각에 고양이들이 늘 밥 먹던 곳에 숨어 내 발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기에 지금 살고 있는 장소는 여러가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제 새로 알게 된 검은 태비 고양이 한 마리가 밥손님 명단에 추가되었다. 언제까지 찾아올지는 고양이 맘에 달렸다. 나는 단지 찾아오는 녀석들이 허기를 달래도록 배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