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상상력으로 해 봤을만한 생각, 어딘가에 작은 사람들이 산다면,,?
인간들의 물건을 훔쳐(아니 빌려서?) 살아가는 작은 사람들은 인간들의 눈을 피해 지낸다. 시골에 요양 온 '쇼우'는 작은 사람 '아리에티'와 마음의 다리를 놓으려 하지만, 식모 아줌마의 짖궂은 호기심은 끝내 소인들을 두려움으로 내몬다. 작고 약한 소인들을 위하는 길은 그들을 못 본 척 하고 각자의 길을 가는 것. 어차피 따로 살아야 하는 존재들끼리의 만남은 이별이 예정되어 있었다.
'쇼우'가 예뻐하는 야옹이가 아리에티를 생각하는 주인의 마음을 읽은 듯 소년을 떠나려는 아리에티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는 장면은 의외의 반전. 소인을 위협하던 동물이 인간과 소인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그러나 그 마지막 만남은 서로가 다른 존재이며 결국 살아가야 할 세계가 따로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된다.
이어질 듯 끝나고 마는 담담한 결말은 뭔가 아쉬우면서도 여운을 남긴다. 그렇게 서로 헤어져 소년은 아리에티를 보내고 소녀의 가족은 어딘가로 떠나며 갑자기 영화는 끝나버린다. 크고 작은 인생사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끝나게 되었는지 매듭이 분명하지 않은 채 그저 흘러가버리듯 쇼우의 미래도 아리에티의 앞날도 어딘가로 계속 이어질 거라는 사실만이 마음 속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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