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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아.. 볼쇼이




지난 1월, 세르게이 필린 볼쇼이 예술감독에게 가해진 황산테러의 전모가 드러났다. 같은 발레단 단원인 파벨 드미트리첸코가 사주했음이 드러났다. 예술의 세계는 평범한 속인의 세상과는 다르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는지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그들의 세계도 암투와 갈등이 가득할 것임은 당연한 일 아니던가. 히가시노 게이고도 발레단 안에서 벌어진 사건을 소재로 추리소설 '잠자는 숲'을 쓴 적이 있다.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세계는 좁고, 좁은 세계에서는 사람 사이의 갈등이 해결의 물꼬를 찾지 못할 때 더욱 심하게 폭발하곤 한다. 나탈리 포트만이 출연한 영화 '블랙 스완'을 보면서도 폐쇄 집단 속의 음산한 기운을 느꼈다. 일본의 스모가 금 밖으로 상대편 선수를 밀어내는 경기로 원 바깥으로 떠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 사람 세상의 축소판이라고 여겨지듯, 겉으로 화려한 발레리나(노)의 세계도 비슷하지 않았나 짐작할 뿐이다. 그들이 발 붙일 수 있는 유일한 세상, 발레단, 그 속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는 노력이 때때로 이런 불미스런 일로 터져나오는 것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