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후계자로 김정일의 삼남 김정운이 지명된 것으로 알려진 이래 일본 언론에서는 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몇 차례 공개했었다. 그 중 한 번은 한국인 성인 남성의 사진으로 알려지면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하더니 며칠 후 스위스 유학 당시 10대 시절 모습이라며 재차 사진을 공개했다. 그 쯤 되자 그렇게 김정운의 얼굴이 궁금한가 하는 생각에 슬며시 웃음이 나는 것이었다. 선대의 모습으로부터 유추하여 대략 둥글고 통통한 얼굴이겠거니 생각해도 그만일텐데 그렇게까지 끈질기게 얼굴을 추적하는 일본 언론의 모습에 기묘함마저 느껴졌다.
물론 한국 언론 역시 일본에서 보도하는 김정운 관련 보도를 그대로 받아와 전달한 것을 보면 같은 궁금증을 공유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그래도 대중이 알려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집요하게 매달리는 태도는 우리가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방송 뉴스에서 소도둑처럼 생긴 몽타주를 현재 김정운의 모습이라며 보여준 것이 전부인 것은 집착에 가까운 일본의 정보수집벽과 큰 대조를 보인다.
그런데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북한 후계자의 모습은 텔레비전을 통해 외부에 저절로 알려질 것이므로 그다지 궁금할 것도 없는 것이다. 며칠 지나면 일본 신문에 이번에는 김정운의 20대 시절 모습이라면서 새로운 사진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북한에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주변국들에 미칠 영향 따위를 고심할 때인 것. 하지만 그런 문제는 관련 당국에서 책임지고 있으므로 대중은 복잡한 문제로 골치썩을 필요없이 새로운 권력자의 소소한 비밀이나 캐며 재미있게 놀자는 것이 일본 사회의 분위기인 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큰 맥락보다 별 의미없어 보이는 지엽적인 것에 열심히 매달리는 일본 문화의 일면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소한 것, 일상적인 것, 눈에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다. 대중이 원하는 것은 대개 이런 것일 가능성이 높다. 복잡한 연관성, 까다로운 진실은 다수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기 쉽다. 반대로 국민이 겉에 보이는 현상을 넘어 복잡한 내막, 이면의 진실에 다가가려 할 때 이성보다 시청각을 자극하는 보도자료를 내보내 연막을 칠 수도 있다. 지난 5공화국 시절, 금강산 댐에 맞서 평화의 댐을 건설해야 한다며 연일 서울이 수몰되는 영상을 내보내 시청자를 움찔하게 하던 일, 이라크 전 당시 전쟁의 참상을 전달하기 보다 중동지형을 묘사한 모래상자 위에 탱크와 군인들의 미니어쳐를 놓고 마치 게임처럼 느껴지도록 전투진행상황을 묘사하던 일들이 그런 사례이다. 눈을 즐겁게 하는 3D영상, 관음증을 만족시키는 숨겨진 사진에 탐닉하는 사이 진실은 외면당한다.
언론은 대중이 소비하는 소비품이기도 하므로 기호를 만족시켜야 할 것이다. 이왕이면 진통제도 삼킬 때 단맛이 나는 것이 좋고, 강사도 재미있는 사람이 낫다. 그러나 진통제는 사탕이 아니고, 강사는 개그맨이 아니다. 언론은 다소 따분하더라도 재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사실을 충실히 따라가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은 이미 널려 있다. 지엽적인 관심사를 파고드는 대중과 그 기호에 맞추려는 신문이 존재하는 사회는 어쩌면 이미 지적인 마비상태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
물론 한국 언론 역시 일본에서 보도하는 김정운 관련 보도를 그대로 받아와 전달한 것을 보면 같은 궁금증을 공유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그래도 대중이 알려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집요하게 매달리는 태도는 우리가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방송 뉴스에서 소도둑처럼 생긴 몽타주를 현재 김정운의 모습이라며 보여준 것이 전부인 것은 집착에 가까운 일본의 정보수집벽과 큰 대조를 보인다.
그런데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북한 후계자의 모습은 텔레비전을 통해 외부에 저절로 알려질 것이므로 그다지 궁금할 것도 없는 것이다. 며칠 지나면 일본 신문에 이번에는 김정운의 20대 시절 모습이라면서 새로운 사진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북한에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주변국들에 미칠 영향 따위를 고심할 때인 것. 하지만 그런 문제는 관련 당국에서 책임지고 있으므로 대중은 복잡한 문제로 골치썩을 필요없이 새로운 권력자의 소소한 비밀이나 캐며 재미있게 놀자는 것이 일본 사회의 분위기인 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큰 맥락보다 별 의미없어 보이는 지엽적인 것에 열심히 매달리는 일본 문화의 일면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소한 것, 일상적인 것, 눈에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다. 대중이 원하는 것은 대개 이런 것일 가능성이 높다. 복잡한 연관성, 까다로운 진실은 다수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기 쉽다. 반대로 국민이 겉에 보이는 현상을 넘어 복잡한 내막, 이면의 진실에 다가가려 할 때 이성보다 시청각을 자극하는 보도자료를 내보내 연막을 칠 수도 있다. 지난 5공화국 시절, 금강산 댐에 맞서 평화의 댐을 건설해야 한다며 연일 서울이 수몰되는 영상을 내보내 시청자를 움찔하게 하던 일, 이라크 전 당시 전쟁의 참상을 전달하기 보다 중동지형을 묘사한 모래상자 위에 탱크와 군인들의 미니어쳐를 놓고 마치 게임처럼 느껴지도록 전투진행상황을 묘사하던 일들이 그런 사례이다. 눈을 즐겁게 하는 3D영상, 관음증을 만족시키는 숨겨진 사진에 탐닉하는 사이 진실은 외면당한다.
언론은 대중이 소비하는 소비품이기도 하므로 기호를 만족시켜야 할 것이다. 이왕이면 진통제도 삼킬 때 단맛이 나는 것이 좋고, 강사도 재미있는 사람이 낫다. 그러나 진통제는 사탕이 아니고, 강사는 개그맨이 아니다. 언론은 다소 따분하더라도 재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사실을 충실히 따라가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은 이미 널려 있다. 지엽적인 관심사를 파고드는 대중과 그 기호에 맞추려는 신문이 존재하는 사회는 어쩌면 이미 지적인 마비상태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이버공격을 군사 공격으로 간주하겠다는 미국방부의 의사표명은.. (0) | 2011.06.01 |
---|---|
고 박정희 대통령 서거 30주년을 보내며 (0) | 2009.10.27 |
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 著 (0) | 2009.06.12 |
도요타의 시련 (0) | 2008.12.24 |
국채에 발생하고 있는 버블 (0) | 2008.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