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뉴스는 기억될 새도 없이 잊혀지고 다음날 아침이 되면 같은 일이 되풀이된다. 서로의 의도와 우연이 뒤섞여 세상은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을 텐데 그 방향을 짐작하기는 어렵다. 오늘 다소나마 관심을 끄는 뉴스가 몇 꼭지 있어 정리해둔다.
미 국방부가 사이버공격을 군사적공격으로 간주하여 무력대응하겠다고 했단다. 정보시스템을 타격받으면 적의 중공업시설을 공격해 보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말을 할 때 펜타곤은 암묵적으로 잠재적인 적을 간주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누구일까? 그런데 바로 이어 북한이 해커 부대 3000천명을 육성중이라는 소식이 나온다. 록히드마틴 정보체계가 해킹당하고서 미국방성의 입장 발표가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동사(同社)에 대한 공격을 북한이 감했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은근한 의사표시 아닐까. 어쩌면 오늘 나는 기묘한 뉴스 배치의 함정에 걸려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두 소식은 아무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보도 순서에 따라 그 둘을 연결짓는 오류를 범했을지도 모른다.
한편, 일본 도쿄 어느 학교에서는 야구 연습을 하던 학생들 모두가 갑자기 코피를 흘렸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도쿄는 사람이 지내기 힘든 곳으로 변해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건이다. 일본은 심각한 문제를 내부에 안고 분투하느라 바깥 세계의 일에 관여하기 어려운 처지가 되어가는 지도 모르겠다. 원자력에 대한 의존, 그리고 수도 한 곳에 대한 집중. 이른바 한 곳으로의 몰빵이 개인은 물론 국가의 위기도 불러오는 것을 보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예멘 남부가 알카에다 수중에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알카에다는 미국이 외국에 대한 개입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삼아왔음을 생각할 때 예멘 내부 사태에 언젠가는 미국이 끼어들 것이라고 보여진다. 예멘의 위치는 중동의 주요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지중해 연안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세계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 웬만해서 월드뉴스에 등장할 만한 지역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알카에다라고 하는 민감한 주제와 엮어 국제뉴스에 등장하는 처지가 되었다.
아마 이것은 무바라크를 축출한 이후 이집트의 정정이 불확실해지는 것과 관련있다는 가정을 해 본다. 혁명 이후 이집트는 이전처럼 이스라엘에 우호적이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이집트를 견제하기 위해 예면을 언급한다는 것이다. 예멘은 홍해를 통해 멀리 이집트와 수로로 이어진다. 지중해와 함께 홍해는 이집트에게 외부와 이어지는 주요 해로인데 홍해 수로의 입구인 예멘에 알카에다 제압을 구실로 미국이 들어온다면 이집트는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함에 당연히 이를 감안할 것이다.
오늘 이야기의 맨 앞에 꺼낸 미국방성이나 북한의 이야기도 어렴풋이 현재의 중동 정세와 연결지을 수 있지 싶다. 미국은 중동 정세 전개에 앞으로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에 앞서 북한을 자중시키기 위한 행위라는 가설이다. 내가 살고 있는 땅이 눈귀로 느끼듯이 조용한 곳이 아니고 세계의 움직임과 좋든 싫든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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