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이 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KTF CF <나비의 쇼> 더보기 2월이 지나면 2월은 겨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이미 그 사이사이로 봄이 몰래 파고드는 애매한 달이다. 썰매를 타던 개울얼음은 이미 군데군데 녹아 움푹 패었다. 낮에는 얼음 위로 녹은 물이 흥건하고 밤이 되면 다시 언다. 하얗게 얼어 달빛을 반사하는 개울은 산자락과 마을의 경계가 된다. 해가 짧은 산비탈에는 아직도 한겨울에 내린 눈이 남아 있다. 눈을 밟으며 미끄러운 산길을 따라 산모퉁이를 돌면 어느 새 마을이 숨어버린다. 이곳에는 어느 짐승의 것일까 큼직한 발자국이 나 있다. 낮에는 어딘가에 다 숨어 있는지 전혀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낯선 발자국은 산을 내려와 개울가에서 끝난다. 꽁꽁 언 겨울을 경계로 한쪽은 동물의 삶터, 반대편은 사람의 공간이다. 그러나 양쪽을 마음대로 오가는 단 하나의 존재가 있는데, 바로.. 더보기 낯선 이의 관심에 반응하기 자신의 영역에 당당하게 네 발을 딛고 있는 강아지 카메라를 들고 다가서려는 낯선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고양이라면 눈이 마주치기 무섭게 달아나버렸을테지 내 땅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듯이 대개 비슷한 덩치의 두 동물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격은 정반대 그러나 낯선 이를 배제하는 것은 사실은 마찬가지 더보기 언젠가 고양이도 공룡처럼 화석이 되면... 오늘 아침에 교육방송에서 '공룡들의 천국'이란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고생물학자들이 작은 뼈조각 하나로 공룡의 골격 전체를 유추하고 그것으로부터 식성과 생태까지 짐작하는 것을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미 굳어버린 뼈대에 살을 입히고 숨을 불어넣어 살아있는 동물로 재탄생 시킨다. 그렇게 다시 태어난 공룡은 사람처럼 사랑하고 슬퍼하고 쓸쓸해 한다. 과연 공룡은 새끼를 사랑했을까, 그들도 희로애락이 있었을까. 모래 속에 묻힌 뼈대는 말이 없다. 그래도 사람은 그 한 조각 뼈 화석으로 이야기를 만들려고 한다. 그들이 살았던 세상이 약육강식의 세상이었음을 알아도 그 속에서 한 줄기 아름다움을 집어넣어서. 발견되는 공룡화석은 수 억년전의 것이어도 화석으로부터 재구성하는 세.. 더보기 눈 위에 고양이 발자국 소복히 쌓인 눈 위에 고양이가 오독오독 밟고 지나간 자리 지난 밤 차가운 바람 피해 잠자리 찾으러 떠나간 자리 오늘 아침 먹이 찾으러 다시 되밟아 지나온 자리 누군가 네가 만든 발자국 보며 고양이 잡으러 찾아올 자리 내가 빗자루 들고 나가 누가 볼라 얼른 싹싹 쓸어버린 자리 후기) 눈 내린 아침 길 위에 찍힌 고양이 발자국을 보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노래하려 했는데 다 쓰고 읽어보니 약간 호러물 느낌이 난다 더보기 햇빛이 즐거운 아기고양이 쌀쌀한 겨울, 고양이 두 마리, 마당에 잠시 머물다 가는 햇빛을 찾아오다. 뒤에 앉아 어미를 부르는 아기고양이는 오래 전 이곳을 떠난 후 어떻게 되었을라나 동물의 삶이 사람보다 빠르게 지나다보니 동물과 인연을 맺은 이는 잦은 이별을 겪게 된다 한때 많이 찾아오던 냥사마들이 다 떠난 후 더이상 고양이 사진을 찍지 않고 있다 대신 옛날에 찍었던 사진들로 이렇게 합성이나 하고 있다 더보기 첫 눈이 내리다 첫 눈이 내리고 있다. 깊은 밤 아무도 쳐다보지 않지만 눈은 조용히 쌓여간다. 계절이 어느날 갑자기 바뀌는 것이 아니어도 눈이 오면 오늘부터 겨울이구나 하고 여기게끔 생각은 길들여져 있다. 그래 지금부터 겨울이다. 집집마다 문을 닫아걸고 잠자리에 누워 있을 이 시간, 사락사락 눈내리는 소리만 들리는 길에는 인적이 끊어진 후에야 먹이 찾아 또는 추위를 피할 곳을 찾아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있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어딘가에서 어미고양이는 여름에 낳아 지금은 어미만해진 새끼들과 몸을 맞대고 가르릉거리며 이게 겨울이라고 같이 있으니 춥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려나. 더보기 이전 1 ···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