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제목은 뭔가 문학적인 느낌이 나게 '장화신은 고양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지어놓고 투기질 이야기만 가끔 올려놓은 것에 한숨이 나온다. 잡초 무성한 풀밭에 비교해야 하려나, 앞으로 이 곳을 어떻게 가꾸어가야 할 지 고민이다.
지금도 그렇고 예전부터 기술적 분석의 대가들이 인터넷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한 때 매매시 많이 의존했던 한 분석가의 블로그를 오랫만에 방문했다. 그 당시에는 참 대단한 분석이라고 감탄했던 것들 중 시간의 시험을 견디지 못하고 오답으로 판명난 것들이 수두룩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만약 그러한 분석을 믿고 실제로 투자를 했더라면 현재 엄청난 재정적 곤란을 겪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내심 대단하다고 인정했던 블로거를 더 이상 인정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 때문에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시장의 흐름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손쉽게 남이 풀어놓은 답을 취하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기술적 분석가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방식보다 차트를 이용한 기술적 분석은 시각적으로 결론이 분명하기에 대중에게 높은 호소력을 가진다. 차트 분석이 믿을 만한 기법인지는 뭐라 하기 어려운 문제다. 기술적 분석만 믿고 결정을 내릴 수는 없지만 유용성을 모두 부정할 수도 없다. 때와 상황에 맞게 사용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식의 애매한 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
시장이 어느 한 방향으로 분명한 흐름을 보일 때에는 굳이 구루를 찾지 않을 것이다. 반면, 흐름이 불규칙해지거나 변곡점에 다가가고 있다는 불안함이 들 때 전문가 혹은 고수라는 사람을 찾게 된다. 인터넷 논객이나 투자고수에게 집착하는 것은 그만큼 향후 상황이 어느 쪽으로도 흘러갈 수 있는 유동적인 상태라 대중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인데, 불행한 것은 대중이 의지하려고 하는 그들의 인도자 역시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긴 매한가지라는 사실이다. 앞서 경험담처럼 그들의 예측이 그 당시에는 큰 호소력을 지니더라도 시간은 차트 분석의 결과를 간단히 부정해버리는 일이 많다. 그 이유는 뻔하다. 이 세상 누구도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먼저 보고 올 수 없기 때문 아니겠는가. 복잡정교한 논리로 어떤 예상을 내놓든 미래는 그와는 다른 것을 준비하곤 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지킬 방법은 진부할 정도로 뻔한 말이지만 건전한 상식을 지니고 모든 것에 회의를 가져보는 태도일 것이다. 돈에 대한 욕심이 앞서 스스로도 잘 모르는 투자에 뛰어드니 불안하기만 하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것이다. 마치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고수, 전문가, 스승임을 자처하는 사람도 넘쳐난다. 그러나 역시 스스로 경험을 쌓고 지식을 갖추지 않는 한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 아닐까. 이 말은 그 누구에게도 아닌 나 자신에게 건네고 싶은 이야기이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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