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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풍경 장충단 공원(11월 초) 비에 젖은 나무, 가지사이를 새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더보기
세키가하라의 태양 피눈물 스며드는 세키가하라즐비한 서군의 시체들을 비웃으며 도쿠가와의 함성소리 울려퍼진다에입 에입 호!에입 에입 호! 구슬 같은 눈물을 뒤로 날리며서쪽으로 말달리는 미츠나리정의가 그대 편인데 어떻게 질 수 있느냐! 비겁자의 결단을 부른 것은 단 한 발의 포성아군의 대열을 짚밟으며 내달린 히데아키의 말발굽에 토요토미의 혼이 비명지른다 서산으로 기우는 붉은 태양은 피로 물드는 세키가하라를 바라보며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그 날 오사카의 영화는 잠들었으며 이튿날 아침에 시작될 에도의 영광을 비추기 위해무심한 태양은 땅 속에서 잠을 청했다 더보기
인간과 동물 고양이가 쌔근쌔근 잠을 잔다. 동물에게 삶은 어떤 식으로 지나가는 것인가.배고픔, 졸리움을 사람과 마찬가지로 느낀다. 사람이라고 하루 종일 깊은 생각에 잠겨 있지는 않다. 대부분의 시간은 별 생각없이 밝음, 어두움, 소음, 자극 등에 반응할 뿐이다. 동물에게 하등하다고 하지만, 사람도 많은 시간을 하등한 동물과 같은 식으로 보내고 있다. 진지한 성찰, 감정의 고양 따위는 아주 가끔만 일어나는 사건이다. 개, 고양이, 노루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예 알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삶도 적잖이 그들을 닮아있을 것이므로.동물은 쓰다듬어 주거나 밥을 배불리 먹여주거나 산책시켜 줄 때 만족스러워한다. 사람도 그렇다. 스킨십, 포만감, 적당한 운동에서 행복을 느끼곤 한다. 생활 속 소소한 것으로부터 즐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