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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 이야기

우월한 고양이

내가 언제 나오는지 보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 있는 '자두'
그 모습이 기특하지만 큰 소리로 야옹거리다가 자칫 고양이 싫어하는 이웃을 불러낼까 조마조마하다
아직 어린 녀석이라 그런 것을 알 리 없는 '자두'는 내가 다가가자 고개를 돌려 쳐다볼 따름이다

고양이는 자기가 자리잡고 싶은 곳이 어디든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풀쩍 높은 곳으로 가뿐히 올라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그들이 가끔 부럽다

한 차례 발돋움에 몇 미터나 날아올라 십 여 미터씩 한꺼번에 쭉쭉 딛고나아가는 꿈을 꾸곤 했는데
스프링같은 탄력성을 가진 그들은 내가 꿈 속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을 이미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놀라운 재주가 그들 고양이들이 살아가는 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밥이 있는 곳에 매여 사는 땅 위의 존재일 뿐
위로 풀쩍 뛰어오를 수 있다고 하늘에 사는 것은 아니다

많이 컸구나 아기 고양이야
담장을 뛰어 넘듯 네 앞의 난관도 그렇게 가뿐히 넘어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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